[던바이어스 스튜디오]를 런칭하며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기획자 Alex PD님과 나눈 인터뷰입니다.
1.
자기소개
Alex: 안녕하세요 정창희라고 합니다! 모두 Alex라고 부르고 있어요! 던바이어스에서 헤드리더로 활동하고 있고, 던바이어스 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2.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고등학교때 비틀즈의 광팬이었어요. 이미 한국에 있는 모든 비틀즈 관련 서적이랑 아티클을 다 읽고 나니, 더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야자시간에 해외에 멤버들의 인터뷰 영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제가 고등학생때는 정보가 많지 않으니까 카시오 전자사전을 책상 앞에 두고, 선생님들한테는 영어 공부한다는 핑계를 대고, 인터뷰 스크립트를 뽑아놓고 한 문장씩 해석을 하면서 듣기 시작했어요. 너무 신나고 재밌죠. 제 우상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해하는 경험은 책을 읽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정보들을 내가 보고 있다는 우월감 같은 것도 느꼈고요. 말 그대로 바이링규얼(Bilingual) 이 가진 장점을 온몸으로 체감한 거죠. 영어를 쓰면 저의 시야가 넓어진다는 그 뿌듯한 느낌 자체가 계속 영어를 계속 좋아하고, 더 탐구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3.
한국에서 독학으로 영어 말하기를 공부했던 방법은?
A: 이렇게 영어를 공부하니 영어 과목 점수나, 수능 같은 것은 큰 문제가 안됐어요. 대학교에 들어간 뒤론 밴드를 하며 용돈벌이로 시작한 과외가 규모가 커져, 연희동에서 스타강사 비슷하게 되면서 돈도 많이 벌었죠. 영어를 되게 잘한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였어요. 그렇게 대학교 2학년 때 영어 토론 수업을 들어가게 되고,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죠. 매 수업 다른 학생들과 영어로 토론을 해야 하는 수업이었어요.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고, 쟤네들의 논리를 내가 다 이겨주고 싶은데,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는, ‘나 지금까지 뭐 한 거지?’ 다른 하나는, ‘나도 영어로 말하고 싶다’.
그때부터 별의별 방법들을 다 시도해 봤어요. 전화영어도 해보고,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영어 과외도 받아봤어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포기할 때쯤 한국에서 유튜브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어요. 비틀즈 영상을 봤을 때처럼, 제가 좋아하는 관심사들을 유튜브에서 영어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도 이 사람들처럼 말하고 싶어서, 영상을 보면서 똑같이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쉐도잉이란 방법이더라고요. 영상 속 사람들이랑 똑같이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마스터한 영상이 100개쯤 되자, 영어로 생각을 하고, 내가 따라 했던 문장들부터 제 입으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가지고 있던 영어 소스들을 제가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되기까지 100개 영상만큼의 시간이 걸렸던 거죠.
4.
영어 말하기 교육에 대한 생각
A: 주변에서 영어를 공부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이 표현’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요?” 류의 공부만 계속하고 있더라고요. 제 눈에는 평생 쓰지 않을 표현들을 하나씩 늘리고 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쎈 수학’ 같은 수학 문제집을 푸는 이유가 ‘10번 문제의 정답’, ‘11번 문제의 정답’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문제들을 푸는 훈련을 통해서 12번 문제, 13번 문제를 풀게 될 수 있는 사고력을 기르는 거잖아요? 근데 한국에서 지금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10번 문제의 정답, 11번 문제의 정답을 외우다가, “12번 문제를 내가 모르네?” 하며 12번 문제의 정답도 외우고 있는 것 처럼보인단 말이죠.
영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한다는 말이 정확해요. 계속 쓰면서, 소리 내고, 틀려도 보고 하면서 조금씩 감각을 ‘훈련하는’ 것이에요. 이 훈련을 자연스럽게 하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대부분 영어를 잘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영어로 말을 하고 싶으면, ‘영어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해요.
5.
스튜디오 기획 의도
A: 전 개인적으로 “Alex는 유학 어디서 하셨어요?” 라는 질문이 한 편으론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씁쓸해요. “영어를 잘하면 해외에서 살다 온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잖아요? 전 이 생각을 바꾸고 싶어요. 저같은 사례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성공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 “영어를 하려면 유학을 다녀와야한다” 라는 비효율적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던바이어스 스튜디오]를 통해 정확한 방법으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영어를 익힐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말 literally 누구나에요. 누구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전 세계의 더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느낄 권리가 있어요.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거는 정말 즐겁고, 자부심 있는 일이거든요. 평생 없어지지 않을 자신감이 되기도 하고요. 혹시 모르죠, 2호, 3호, 100호 Alex들이 다음 스튜디오의 PD가 될지!
마지막. 스튜디오에 참여할 멤버들에게 한마디
A: ‘영어를 배우면 이렇게 좋다’ 라는 자랑을 많이 늘어놓은 것 같은데, 사실 꼭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요. 파파고가 있는데 굳이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넷플릭스에 있는 한글 자막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즐긴다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사회가 요구해서’ 영어를 위해 이렇게 큰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하지만 영어가 열어주는 큰 세상이 기대되고,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99일이 절대 짧은 시간은 아니거든요. 눈 딱 감고 99일 정도 산을 오르고 뒤돌아보면, 여러분이 보는 풍경이 달라져있을 거예요. 그 성취감은 제가 보증할게요. 함께 갑시다! 빨리 보고 싶어요!